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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cial Entrepreneur in Wonderland * Twitter : @louiskim
1.
확실히 가을은 책이 땡기는 계절인가부다.
날씨가 선선해지기 무섭게 사고 싶은 책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고 그렇게 사들인 책들은 야금야금 읽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요즘은 박민규의 새 소설 '핑퐁'을 읽으며 나름대로 온탕 냉탕을 오가는 어줍잖은 인상비평을 하고 있고, 많은 이들이 칭찬을 하길래 어디 한 번 읽어 보자는 심정으로 산 윌리엄 랭어의 역사서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와 '뉴턴에서 조지오웰까지'를 훑어 보고 있다.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로 몇 차례 이 블로그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라틴 아메리카의 새로운 상징, 차베스를 다룬 '민중의 호민관 차베스'도 읽고 있는 중이고, 연대에서 강의한다는 강신주라는 양반이 쓴 '철학 삶을 만나다'라는 책도 오늘 훌러덩 넘겨가며 보았는데 문장도 좋은 편이고 구성도 탄탄한 것이 맘에 들었다.

2.
요즘 가족들과 빕스에 꽤 자주 갔다. 주로 일요일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애들 둘 모두 샐러드바 이용이 공짜인데다 음식의 퀄리티나 분위기가 흡족스러운 편이라 매주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빕스에서의 점심식사에 대한 나의 유일한 불만은 밍밍한 커피였는데 엊그제 가보니 새 에스프레소 머신이 등장한 게 아닌가. 식후 배부를 때 즐기곤하는 에스프레소 기능을 닫아 놓은 것이 안타깝기는 했지만 커피 향이 한결 그윽해지고 맛은 고소해진 것이 딱 내 취향과 맞았다. 기계 탓인지 원두를 바꾼 탓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으나 어쨌든 나로서는 기쁜 일이었다.

아울러 스파게티 배식 코너에서 새롭게 씬 피자까지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이 역시 우리 부부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은유는 주로 빵에 딸기쨈을 발라 먹거나 닭튀김을 소스 없이 그냥 찢어 먹고 은재는 스프와 과일로 배를 채운다. 물론 우리 부부는 거의 모든 음식을 다 섭렵하는 편인데 보통 두 시간은 족히 걸린다.

햇살이 가득 밀려드는 창가에 자리를 틀고 앉아 여유롭게 접시를 채우고 또 비우고, 아이들을 챙기고 내 배를 채우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그야말로 기분좋게 나른해지는 것이다. 입안에서 아삭거리는 싱싱한 야채들이 식도를 통과할 땐, 맨날 혹사만 시켜 온 몸뚱이에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즐거운 착각까지 곁들여지고... 이참에 채식주의자가 돼 볼까 하는 주책맞은 생각도 하게 되는 것이다 ㅋ  

3.
오늘 그립을 바꾸는 것으로 드라이브샷 교정작업이 일단락되는 느낌을 받았다. 거리도 늘었고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스윙이 안정을 찾았다. 스윙의 시작서부터 피니쉬까지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게 동작이 이어지고... 일관된 템포와 리듬 하에 동작들이 배치되기 시작했다.

아 ...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렇게 편한 드라이브 샷을 날릴 수 있다니... 그러고도 거리는 젖먹던 힘을 다 쓸 것처럼 용트림을 할 때 보다 훨씬 더 나오고...

예전엔 연습이 지루하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갈수록 아무 생각없이 공을 때리는데만 열중하곤 했는데 이제는 연습이 매우 재미있어 졌다.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고 그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와 피드백을 체크하면서 나만의 데이터를 구축해 가는 작업의 재미가 무척 쏠쏠하다. 라운딩을 자주 나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연습에서 이런 재미와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4.
모처럼 낯선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하는 모임에 나갔다.
참가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도 있고 해서 나가기로 마음은 먹었는데 왠지 발걸음이 가볍지가 않았다. 걍 째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됐나 싶기도 하고... 예전부터 날 알아 온 사람들이 알면 별일이다, 라고 한 마디씩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슬며시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은 모임에 나가긴 했는데 역시나 나는 그동안 다른 인간이 돼 버린 모양이다.

하나도 즐겁지 않았고 꽤나 불편했으며 나도 그들도 모두 우스꽝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무수한 코드들이 발신은 되는데 도무지 어디에서도 수신은 이루어지지 않는... 뭐 그런 혼돈스런 상황인데도 웃어야 하고 고개를 끄덕여야 하고 무리에 동화돼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한 가지는 확실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 삶에서 낯선 사람들을 무리지어 만나며 즐거움을 느낄 일은 없을 거라는 사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누군가를 만나는 건 전혀 어색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그리 친하지 않았던 상대라도 요즘 만나게 되면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어느 정도는 서로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곤 하는데... 새로운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어느새 영 불편한 일이 돼 버린 게다.

이런 게 바로 늙어가는 거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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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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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은
    2006/11/23 08:05
    어제오늘.. 회사에서 틈틈이 형부 블로그 하루종일 열어놓구 읽어봤어요~
    그리고... '우행시'를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어제 사버렸고... ㅎㅎ
    여기는 한국책값이 너무 비싸요 ㅠ ㅠ
    싸면 만오천원?

    또 놀러올께요~
    • 2006/11/24 02:05
      댓글 주소 수정/삭제
      앗... 이게 누구야. 여기서 보니 새삼 반가운 걸~
      요즘 블로깅도 자주 못하고 해피안넷 업뎃도 좀처럼 못하고... 괜히 바쁘기만 해.

      방금 해피안넷에 사진 많이 올렸으니 쑥쑥 자라고 있는 은재도 보고 아버님 사진도 보고 그래^^

      그나저나 늦었지만 생일 축하^^
      책이나 보내줄 걸... 언제나 실행은 못하고 후회만 하는 나쁜 행부네 그려. 연말에 재미있는 책 꼭 보내주께.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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