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에도 예의 어수선한 책읽기는 계속돼 왔다. 그럼에도 어떤 흔적도 남기진 않았던 건 그냥 계속 읽고만 싶었기 때문이다. 게으른 탓이 크겠지만 읽는 족족 뭔가를 토해낸다는 것이 달갑지 않은 날들이었다. 어쨌거나 주제 사라마구와 폴 오스터가 좋아졌고 알랭 드 보통은 역시나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
한동안의 침묵을 깨고 오늘 얘기해보려는 책은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이다. 완성도가 높은 에세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메시지의 독창성과 진정성은 높이 사줄 만하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반대하는 담론투쟁이 십여년 넘게 계속돼 왔지만 개인 삶의 차원에서 뭔가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논의가 전무하다시피했던 상황에서 이 책은 좀 살가와 보이는 게 사실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모녀가 쓴 <맞벌이의 함정> 같은 책도 그 구체성과 문제의식이 돋보이는 연구 성과이기는 하나 전반적인 삶의 차원에서 접근하지는 못했다.)
제목만 보면 법정스님 류의 종교적 무소유 사상을 떠올릴만도 하다. 니어링 부부가 생각나기도 하고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더글러스 러미스)와 같은 일련의 책들이 머리 속을 스쳐간다.
하지만 이 책은 보다 실질적이고 소박한 수준에서, 달라진 세상과 그에 맞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높은 수위의 결의, 종교적인 절제 등과는 거리를 두면서. 때문에 일반인들이 제대로 읽고 일상 속에서 작은 변화라도 시도해볼만 한 여지를 던진다.
의식주 패턴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서부터 자동차와 여행 쇼핑 자녀교육에 이르기까지, 만성적인 구조조정의 시대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기 위한 나름의 노하우 내지는 삶의 기법을 이야기 한다.
복지국가로 표상되는 대량생산과 사회통합의 좋았던 시절은 가고, 무한경쟁의 악다구니 속에서 상대적 빈곤에 시달려야 하는 독일사회의 모습도 어렴풋이나마 엿볼 수 있다. 독일이 이럴진대... 복지국가의 경험을 가져 보지 못한 채 이미 정글로 들어서버린 우리에게 있어 삶의 방식과 상식을 바꾸라는 이야기는 보다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논조가 어두운 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이것이 기회일지 모른다고 강조한다. 풍요의 시대에 가려졌던 자연과 인간의 불화, 허영끼 넘치는 생활방식의 문제점 등이 낱낱이 드러났고 해서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는 이야기다.
견고하기 그지 없어 보이는 글로벌 자본주의도 가난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물질적 부족함을 인간적인 풍요로움으로 대체시키는 쿨한 인간들 앞에선 속수무책일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이 머리 속에 그려졌다. 너무 나아간걸까?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세상 일이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저항의 싸움터는 먼데 있지 않다는 사실... 바로 우리의 일상이 가장 유력한 힘겨루기의 공간일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소품이다. (사실 그 때문에 미디어가 동원된 일상의 식민화가 치밀하게 진행되는 것이겠지만...)
한동안의 침묵을 깨고 오늘 얘기해보려는 책은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이다. 완성도가 높은 에세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메시지의 독창성과 진정성은 높이 사줄 만하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반대하는 담론투쟁이 십여년 넘게 계속돼 왔지만 개인 삶의 차원에서 뭔가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논의가 전무하다시피했던 상황에서 이 책은 좀 살가와 보이는 게 사실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모녀가 쓴 <맞벌이의 함정> 같은 책도 그 구체성과 문제의식이 돋보이는 연구 성과이기는 하나 전반적인 삶의 차원에서 접근하지는 못했다.)
제목만 보면 법정스님 류의 종교적 무소유 사상을 떠올릴만도 하다. 니어링 부부가 생각나기도 하고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더글러스 러미스)와 같은 일련의 책들이 머리 속을 스쳐간다.
하지만 이 책은 보다 실질적이고 소박한 수준에서, 달라진 세상과 그에 맞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높은 수위의 결의, 종교적인 절제 등과는 거리를 두면서. 때문에 일반인들이 제대로 읽고 일상 속에서 작은 변화라도 시도해볼만 한 여지를 던진다.
의식주 패턴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서부터 자동차와 여행 쇼핑 자녀교육에 이르기까지, 만성적인 구조조정의 시대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기 위한 나름의 노하우 내지는 삶의 기법을 이야기 한다.
복지국가로 표상되는 대량생산과 사회통합의 좋았던 시절은 가고, 무한경쟁의 악다구니 속에서 상대적 빈곤에 시달려야 하는 독일사회의 모습도 어렴풋이나마 엿볼 수 있다. 독일이 이럴진대... 복지국가의 경험을 가져 보지 못한 채 이미 정글로 들어서버린 우리에게 있어 삶의 방식과 상식을 바꾸라는 이야기는 보다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논조가 어두운 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이것이 기회일지 모른다고 강조한다. 풍요의 시대에 가려졌던 자연과 인간의 불화, 허영끼 넘치는 생활방식의 문제점 등이 낱낱이 드러났고 해서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는 이야기다.
견고하기 그지 없어 보이는 글로벌 자본주의도 가난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물질적 부족함을 인간적인 풍요로움으로 대체시키는 쿨한 인간들 앞에선 속수무책일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이 머리 속에 그려졌다. 너무 나아간걸까?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세상 일이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저항의 싸움터는 먼데 있지 않다는 사실... 바로 우리의 일상이 가장 유력한 힘겨루기의 공간일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소품이다. (사실 그 때문에 미디어가 동원된 일상의 식민화가 치밀하게 진행되는 것이겠지만...)
![]() |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김인순 옮김/열린책들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