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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cial Entrepreneur in Wonderland * Twitter : @louiskim
행복...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별로다. 초기작들에 비해 섬세함도 떨어지고 힘도 부쳐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는 행복의 조건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왜 행복이 쉬 깨질 수밖에 없는지 돌아보게 한다.

보통 몸이 아프면 불행해졌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행복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 수도 있다는 가정에서 영화는 출발한다. 어느 정도 설득력 있는 설정이다. 현대인의 삶이 워낙 비정상적이므로 거기서 다소 이탈하는 것 자체가 행복의 중요한 조건 하나를 마련하는 것과 같을 수 있다. 결핍은 삶을 일상적인 경로에서 이탈시켜 전혀 다른 가능성으로 인도하기도 하므로.  

주인공은 잠시 행복을 맛보다 다시 불행해지고 아파하고 후회하며 영화는 끝난다. 너무 전형적이고 통속적이지만 누구말마따나 우리네 삶 자체가 통속이어서 그런지 이런 낯익은 전개와 결말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너라면 어렵게 찾아 온 저 같은 행복을 지킬 수 있느냐?"

주인공이 굴러온 행복을 차버리는 건 자극에 대한 금단 현상 때문이다. 평온한 삶의 중요한 조건인 적당한 무료함과 외로움, 적막함을 견뎌내지 못하는 건 현대인이 가진 보편적인 문제일 것이다.

행복을 좀 더 오래 곁에 두기 위해선 좀더 심심한 라이프 스타일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원스...

막연히 음악 영화라 생각했었는데, 스토리 자체의 매력도 만만치 않다.
엉뚱하게도 영화를 보며 부러웠던 건, 가난한 이주 노동자와 동네 전파사 수리공이 누리는 음악과 사랑이라는 호사였다. 우리 사회라면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설정. 영화를 보며 이런 사회적 조건을 먼저 생각하는 나도 참 못말리는 인간이다.

안타깝게 서로를 비껴가는 두 주인공의 엇박자 사랑 그리고 아쉬움과 함께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 무척 마음에 든다. 이 정도가 상업영화가 감당할 수 있는 딱 알맞은 정도의 주제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결말을 맺어주지 않은 것만해도 얼마나 황송한 일인가 ㅋ

그렇다해도 아쉬움은 남는다. 아름답고 애틋한 사랑은 맺어지지 못할 때만 성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는 것 같아 약간은 씁쓸하다. 홍상수처럼 배짱있게 그 너저분해보이는 결말을 향해 관객을 돌진시키는 류의 영화를... 그래서 좋아하는가 보다. 비슷한 이유로 사랑에 대해 시니컬하면서도 뜨거운 시선을 들이댔던 '클로저'의 시도 역시 높이 살 만하다.

영화 속의 맺어지지 못하는 수많은 사랑이 아름다운 건, 배경음악도 흘러주고 관객들이 함께 안타까워 해주기 때문이다.이도저도 없는 현실의 맺어지지 못한 사랑은 그저 외롭고 아플 뿐인게다.

영화와 소설의 일반적 내러티브에 익숙한 우리는 항상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삶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왜곡하기 마련이다.


카모메 식당...

굉장히 정적인 영화다. 절대 혼자 봐야지... 여럿이 보다간 분위기도 망치고 영화의 매력도 놓치기 십상일 듯 하다. 커피 한잔 마시며 느긋하게 음악을 듣고 소설을 읽듯 관람해야 하는 영화다.

핀란드 인들이 여유로운 건 숲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를 볼 무렵 두 차례 정도 산행을 했는데... 그 탓에 무릎을 치며 이 얘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핀란드를 배경으로 한 일본독립영화로 손님 하나 들지 않던 주인공의 식당이 결국 만원사례를 이루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렇다해서 '식객'류의 영웅서사를 기대해선 곤란하다. 식당이라는 무대에만 국한해 본다면 향후 이런 서비스업을 해야 할 사람들이 마인드 셋 정립 차원에서 보며 좋을 것이고, 식당을 알레고리로 해석한다면 삶의 속도에 대해 생각해 볼만한 건덕지를 던지는 영화다.

역시나 삶은 단순해야 하고 다소 무미건조해야 하며 자극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외로울 필요는 없으나 그 외로움을 채우는 게 진정한 의미의 '사람'인지... (사람의 형태를 한)의인화된 물욕인지 곰곰히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세 편의 영화를 본 후 꽤나 심심해져야 겠다고, 적당히 외로워져야 겠다고 생각했다.
에 또... 까모메 식당을 본 뒤, 핸드드리핑 커피가 마시고 싶어져 사무실 커피머신을 철수시키고 핸드드리퍼 세트와 그라인더, 드립포트 등을 구비했다. 커피를 갈고 내려 마실 때마다 약간이나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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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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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머프
    2007/11/29 12:43
    바쁜 와중에서도 할건 다하고 사시는것 같네요..영화평(특히, 원스)이 제가 느낀거하고는 좀 달라서 신선하기도 하고, 의외이기도 해서 푸훗~! 하며 웃기도 했답니다. 섬세함과는 거리가 있는것처럼 느껴지지만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그리고 건조한 일상들을 자알 지혜롭게 승화하며 사는데 재주가 있는것 같아요(뭐, 저의 표현이 좀 과장되더라도 걍 넘어가 주시길..ㅎ).

    오랜만에 와 보았습니다. 짧고 간결(?)하게 맺어진 인연인데 벌써 햇수로는 3년이 넘은듯(맞나?) 싶기도 하고.. 동네사람이라 칭할수 있는 정겨운 수식어가 붙음에도 불구하고 사는건 또다른 과제 더미라서 인지 좀체로 얼굴 보기도 힘든듯.. 다정다감한 아빠와 센티멘탈한 남편의 모습은 늘 간직하시리라 믿으며 장황한 안부를 여쭙고 갑니다.. 닥쳐오는 겨울엔 환상적인 스키를 타겠지요...행복은 그저 그렇게 평범함 속에서 오는건가 싶기도 하고..후후~
    • evo
      2007/11/30 10:1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반가워요... 오랜만입니다. 지혜로움과 거리가 먼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아직 어리석고 많이 어린가봐요^^ 올 겨울에 예전처럼 다시 즐겁게 스키를 탈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암튼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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