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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cial Entrepreneur in Wonderland * Twitter : @louiskim

제목부터가 마음에 든다. 개별성에 매몰되지 않고 추상성까지를 염두에 둔 듯한 기획의 스케일이, 야심이 느껴졌달까.
이런 기대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느 특정 분야에서, 특히나 예술/예능의 영역에서 이런 책을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 같다. 그만큼 개념이 바로 잡힌 책이다.

"디자인이란 물건을 만들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생생하게 인식하는 것이며..."

"생활의 틈새로부터 평범하면서도 은근히 사람을 놀라게 하는 발상을
끊임없이 끄집어내는 독창성이야말로
디자인이다."



<반 시게루의 화장지 '리디자인殿'>



"전 세계의 화장지를 모두 다 사각형으로 만들자고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각형의 화장지'가 보여주는 '비평성'에 주목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눈치채기 시작한 것이다 ...
그리고 확실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
공정한 경제, 자원, 환경 그리고 서로의 사상을 존중하는 것 등
모든 국면에서 서서히 그에 대처해 나가는 감수성이 요구된다
디자인이라는 개념은 처음부터 그런 감수성과 합리성 근처에 서 있었다


그러한 의미로 디자인이라는 개념의 본질이 재인식되고 있다"


"정보의 건축으로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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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천인공노할 침략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국제뉴스에 대한 이해,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이전보다는 나아졌다는 걸 느낀다. 언론도 당연히 조심스러워 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좀 더 팔레스타인 문제를 가슴으로 느껴볼 필요가 있다.

몇 십년간 지속돼 온 억압과 폭력 그리고 그것의 결과인 파괴된 삶
그 면면을 보다 절실히 느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연대를 위한 조건이다.

지난해 호세드 할레이니의 몇몇 작품들을 통해 많은 이들이 아프간 사태에 대해 새롭게 눈 뜨게 된 것처럼... 가산 카나파니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열림원)를 보다 많은 이들이 읽어야 하고 또 느껴야 한다.

이 글을 보게 되는 사람들은 꼭 <뜨거운 태양 아래서>를 읽어 보기 바란다. 그리고 주변의 많은 이들에게도 권해주었음 한다.

그래야 정부가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유엔결의안에 기권하는 멍청한 짓을 그만두게 될 것이니까.

눈뜨기 힘들 정도의 햇살이 넘쳐나는 가자의 거리 속으로 나는 나아갔지. 들리는 말에 의하면, 집 안으로 날아든 폭탄과 화염병으로 부터 남동생과 여동생을 보호하려고 나디아는 자신의 몸을 던졌다는거야 ....

친구여, 난 새크라멘토로 가지 않으려네... 어린 시절부터 우리가 함께 추구했던 세속적인 성취를 완수하지 않으려네... 그 대신 자네가 우리에게로 되돌아와야 해! 정강이 위로부터 절단된 나디아의 다리로부터 뭔가 배우기 위해, 그리고 인생이 무엇이고,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인지 배우기 위해 돌아와.


뜨거운 태양 아래서(이삭줍기 4)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가산 카나파니 (열림원,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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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랫동안 블로그를 방치해 온 탓에... 그동안 읽은 책들과 그 결과물인 사유의 흔적들이 자리를 찾지 못한 채 엉성한 기억의 언저리에서 부유하는 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편집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될 만큼 바지런하지도 못한 주제라 걍 편한대로 살아볼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 허나 이렇게라도 유난을 떨지 않으면... 그다지 내세울 것 없는 삶이지만 그마저도 형해화 되는 게 아닐까 싶어 '다시 시작'을 다짐해 본다.

얼마 전 읽은 <퀴즈쇼> 얘기부터 해보자. 

예전에도 이야기 한 바 있지만 김영하의 작품은 무척이나 친근하다. 비슷한 성장 공간, 비슷한 취향, 비슷한 감수성... 비슷한 사유...

퀴즈쇼 역시 읽기 편한 장편 소설이다.

비숫한 관심사 : 한 때 나도 퀴즈 푸는 소년이었고, 중학생 퀴즈에 나가 전파도 탔고, 대학시절 학내 퀴즈아카데미에서 준우승 한 적도 있다 

비슷한 경험 : 피씨통신 채팅과 이를 통한 영화퀴즈 자판을 두들기며 뜬 눈으로 지새운 수많은 밤
 
비슷한 공간 : 홍대 앞 놀이터... 고시원 쪽방 (스무살 무렵 고시원에 사는 친구 녀석 따라 꽤나 드나들었던 묘한 생태계)

암튼 이런저런 이유로 읽기는 편했지만 썩 좋은 작품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작가의 말마따나 네트워크 시대의 성장담, 연애담 정도로 읽어 주는 게 온당할 듯. 네트워크 시대의 소통, 집단지성의 가능성 등 흥미로운 화두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등장하는 것이 인상적이긴 하나 변죽만 울리다 만 느낌... 작가 스스로 그 이상을 바라지도 시도하지도 않는 느낌. 

성장담이라고 얼버무린다면야 할 말이 없지만서도... 여전히 남는 아쉬움... 왜 김영하는 좀더 집요하지 못한가.


아래는 앞으로 정리할 2007년에 읽은 책 목록, 올해 것도 곧 정리 예정

2007년의 책들

{소설}
눈 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눈 뜬 자들의 도시
소립자 (미셀 우엘벡)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샤프란 포어)
맛 (로얼드 달)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9월의 4분의 1 (오사키 요시오)
남자대남자 (장 폴 뒤부아)
새로운 인생 (오르한 파묵)
보이지 않는 도시들 (이딸로 깔비노)
이현의 연애 (심윤경)
당신들의 천국 (이청준)
역사 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나카지마 아츠시)

뉴욕3부작 (폴 오스터)
우연의 음악
달의 궁전
외투 (고골)
처절한 정원(미셀 깽)

{인문}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강신주)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행복의정복 (버트란드 러셀)
담배와 설탕 그리고 혁명 (유재현)
프라하의 소녀시대 (요네하라 마리)
탐독(이정우)
여행의 기술(알랭 드 보통)
행복의 건축

{사회}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세상을 바꾼 법정 (마이클 리프, 금태섭)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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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사두기만 했던 로드(The Road, 코맥 매카시/정영목)를 읽었고... 무서웠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공포... 평정심을 유지하기조차 쉽지 않은 긴장감 - 심지어, 만원 지하철 안에서도...

작가가 펼쳐 놓은 핵전쟁 이후의 잿빛세상은 그야말로 끔찍하다. 충격적이다. 이것 저것 따 빼고 보면 이미 다 짐작할만한 팩트들의 극적인 조합에 지나지 않음에도. 일견 왜소해 보이는 이 소설이 지닌 힘은 무엇인가.

시적인 문장이 내뱉는 냉혹한 현실의 불친절한 묘사가 묘한 극적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다분히 고답적이기까지한 문체는 스릴러의 장르적 매너리즘 내지는 끌리쉐를 교묘하게 감추며 지능적으로 독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이런 악마 같은 글쓰기를 봤나!

읽고 나니 자연스레 주제 사라마구의 역작 '눈 먼 자들의 도시'가 떠오른다. 무섭기로 따지면, 몰입의 정도로 보면 로드의 완승. 그러나... 결국엔 사라마구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까닭은, 우리가, 아니 내가 소설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훌륭한 문장과 잘 짜여진 구성의 조합 그 이상의 무엇이기 때문일테다.

사라마구가 그려낸 두 도시(하나는 공포스럽고, 다른 하나는 다소 엉뚱한)는 로드의 잿빛 세계보다 훨씬 더 많은 현실의 굴곡을 사유하게 해준다. 언제나 그렇듯... 공연이든 파티든 영화든, 내가 원하는 건 누군가 잘 차려놓은 밥상에 손님으로 초대 받는 게 아니라 경계를 넘어 함께 사유하고 상상하고 구성하는 것이다.
파자마를 입고 소파에 벌렁 누워 게걸스럽게 책장을 넘기는 그 순간조차도 말이다.   

로드(THE ROAD)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코맥 매카시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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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주제 사라마구 (해냄출판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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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키 요시오의 단편 <9월의 4분의 1>은 실존적인 사랑을 다루는 작품이다.

저자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를 언급하며 자신이 겪은 실존적인 사랑의 기억을 풀어낸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예컨대 지우개는 애초부터 뭔가 지우기 위한 물건이라는 목적을 갖고 만들어지며, 그 목적에 부합하는 기능과 특징을 가지게끔 설계되어진다. 이런 사물을 우리는 존재라 칭한다.
반면 목적도 목표도 없이, 따라서 치밀한 설계 없이 세상에 던져지는 인간 존재는 그야말로 실존적이다. 조물주가 부여한 소명과 그의 설계를 신봉하는 종교인들의 견해는 이와 궤를 달리하겠지만, 어쨌건 사르트르에게 실존은 텅빈 자유와 주체성을 핵심으로 한다. 아무 목적 없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로서 인간 실존에 대한 통찰은 하이데거의 피투(被投) 개념과 맥락을 같이 한다.

어쨌거나 사르트르의 실존을 바탕으로 저자는 자신이 경험했던 사랑을 '실존주의적인 사랑'으로 규정한다. 어떻게 되어야 겠다는 목적도 목표도 없이, 그 사람이 누구여야 한다는 의식조차 없이 던져진 사랑, 빠져든 사랑. 규범과 관습이 제시하는 설계도와 계획에 얽매이지 않고 그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가는 사랑. 하이데거식으로 말하자면, 기투(企投)하는 사랑.

영화 <연애의 목적>을 연출했던 한재각 감독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연애에 목적이란 없다. 즐거운 시간이 쌓여가는 것, 그게 바로 연애다."

물론 처음에는 실존적이라 해도 그 사랑이 끝까지 실존적이기는 힘들 것이다. 가장 쉽게는 결혼이라는 목적에서부터 집착의 충족에 이르기까지, 실존적인 방식의 텅빈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조바심을 끝끝내 버리기 힘들 것이므로...

버트란드 러셀은 행복에 이르는 사랑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은 사랑의 일종이다. 인간에 대해서 따뜻한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소유하기를 원하며, 언제나 명확한 반응이 되돌아오기를 바라는 사랑과는 전혀 다르다. 이런 사랑은 불행의 원천이 되는 경우가 많다.

행복을 가져오는 사랑은 다른 사람을 관찰하기를 좋아하고 개인들의 특성 속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랑이며, 만나는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거나 열광적인 찬사를 받아내려고 하는 대신, 그들의 관심과 기쁨의 폭을 넓혀주려고 하는 사랑이다. 이런 태도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사람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원천이 될 것이며, 그 대가로 친절을 되돌려 받을 것이다.

[행복의 정복, 버트런드 러셀]

종종 우리는 조바심과 소유욕 때문에 행복의 원천이 될 사랑을 불행의 씨앗으로 퇴락시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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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에도 예의 어수선한 책읽기는 계속돼 왔다. 그럼에도 어떤 흔적도 남기진 않았던 건 그냥 계속 읽고만 싶었기 때문이다. 게으른 탓이 크겠지만 읽는 족족 뭔가를 토해낸다는 것이 달갑지 않은 날들이었다. 어쨌거나 주제 사라마구와 폴 오스터가 좋아졌고 알랭 드 보통은 역시나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

한동안의 침묵을 깨고 오늘 얘기해보려는 책은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이다. 완성도가 높은 에세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메시지의 독창성과 진정성은 높이 사줄 만하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반대하는 담론투쟁이 십여년 넘게 계속돼 왔지만 개인 삶의 차원에서 뭔가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논의가 전무하다시피했던 상황에서 이 책은 좀 살가와 보이는 게 사실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모녀가 쓴 <맞벌이의 함정> 같은 책도 그 구체성과 문제의식이 돋보이는 연구 성과이기는 하나 전반적인 삶의 차원에서 접근하지는 못했다.)

제목만 보면 법정스님 류의 종교적 무소유 사상을 떠올릴만도 하다. 니어링 부부가 생각나기도 하고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더글러스 러미스)와 같은 일련의 책들이 머리 속을 스쳐간다.

하지만 이 책은 보다 실질적이고 소박한 수준에서, 달라진 세상과 그에 맞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높은 수위의 결의, 종교적인 절제 등과는 거리를 두면서. 때문에 일반인들이 제대로 읽고 일상 속에서 작은 변화라도 시도해볼만 한 여지를 던진다.

의식주 패턴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서부터 자동차와 여행 쇼핑 자녀교육에 이르기까지, 만성적인 구조조정의 시대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기 위한 나름의 노하우 내지는 삶의 기법을 이야기 한다.

복지국가로 표상되는 대량생산과 사회통합의 좋았던 시절은 가고, 무한경쟁의 악다구니 속에서 상대적 빈곤에 시달려야 하는 독일사회의 모습도 어렴풋이나마 엿볼 수 있다. 독일이 이럴진대... 복지국가의 경험을 가져 보지 못한 채 이미 정글로 들어서버린 우리에게 있어 삶의 방식과 상식을 바꾸라는 이야기는 보다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논조가 어두운 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이것이 기회일지 모른다고 강조한다. 풍요의 시대에 가려졌던 자연과 인간의 불화, 허영끼 넘치는 생활방식의 문제점 등이 낱낱이 드러났고 해서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는 이야기다.

견고하기 그지 없어 보이는 글로벌 자본주의도 가난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물질적 부족함을 인간적인 풍요로움으로 대체시키는 쿨한 인간들 앞에선 속수무책일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이 머리 속에 그려졌다. 너무 나아간걸까?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세상 일이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저항의 싸움터는 먼데 있지 않다는 사실... 바로 우리의 일상이 가장 유력한 힘겨루기의 공간일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소품이다. (사실 그 때문에 미디어가 동원된 일상의 식민화가 치밀하게 진행되는 것이겠지만...)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김인순 옮김/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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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머프
    2007/08/10 20:18
    오랜만에 이 블로그에 들어와 봤습니다..포스트 제목이 눈에 들어와서 읽었는데, 역시나 책읽기는 게을리 하지 않는군요. 소통이 너무 뜸해도 온에 마련된 집은 비어있지 않아서 반갑기도 하고 그렇네요. 더구나 에보와 저와 같은 인연은 더욱이...가을이 오려고 하는지 웬지 더욱 쓸쓸한 기분을 감출길이 없네요. 혼자놀기가 아직은 서툴러서 이기도 하겠지만..^^
    • evo
      2007/08/11 01:27
      댓글 주소 수정/삭제
      오랜만입니다. 반가워요^^
      책읽기는 게을리하지 않는데, 독서일기는 엄청 건너 뛰었네요... 그런데 웬 가을타령 이십니까... 아직 무더위가 가실려면 멀었습니다 ㅠ.ㅠ

쿠바에 대한 이미지는 체 게바라만큼이나 분열돼 있다.
과거 '우리의 맹방' 미국에 개기는 이상한 후진국, 독재 치하의 공산국가 식의 편협한 이해를 넘어선 것 까지는 좋았다. 빔 벤더스의 <브에나비스타 소셜클럽>으로 아프로 쿠반 재즈와 살사 등 쿠바에 대한 관심이 다채로워지는 것 역시도 좋았다. 헌데 그것이 단지 '황홀하다'느니, '개와 고양이도 춤추는 정열의 땅'이라는 식으로 또 다른 극단을 달리지 않나 불만이었다.

담배와 설탕 그리고 혁명
유재현 지음/강

그러던 차에 소설가 유재현이 쓴 <담배와 설탕 그리고 혁명>을 읽게 됐다.
한마디로 훌륭한 기행문이다. 쿠바 역사와 문화에 대한 튼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섬세하고 예리한 시선이 단아한 문장 속에 녹아나 있다.

이미지 캡처+인상비평에만 열을 올리는 요즘 기행서적의 트렌드에 경종을 울릴만한 작품이다.

라틴전문가 이성형의 <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 때>가 한 챕터로 밖에 다루지 못했던 쿠바이야기를 한 권을 할애해 충실히 담았고, 여행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되는 한편 곳곳에 역사적인 배경과 그에 대한 사유가 매복해 있어 읽는 내내 즐거웠다.
다른 근대화의 경로를 걸어 온 쿠바 라는 별종사회를 치우침 없이 바라 봄으로써 우리 사회가 타산지석 내지는 성찰의 거울로 삼아야 할 점을 모색하겠다는 주제의식 또한 명확하다.

저자의 이런 태도는 끝까지 올곧게 관철된다. 쿠바사회의 빛과 그림자 모두를 객관적으로 살피려는 저자의 노력은 경청할만한 사유로 피어 났다.

저자 유재현은 인도차이나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진 모양이다.
그가 2003년에 출간한 <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도 읽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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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ooks about Cuba

    from
    2007/12/04 23:07
    개도 고양이도 춤추는 정열의 나라, 쿠바 -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안그라픽스I asked bomanul about this books and she gifted me.Frankly, I disappointed. Too private story and opinion. .....Do dogs and cats really dance in C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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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소녀시대(요네하라 마리, 이현진 역, 마음산책)를 읽었다.
모 방송사의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까진 아니어도, 아무튼 인기리에 방영된 이후 프라하는 파리의 뒤를 잇는 낭만의 도시로 자리 잡은 듯 하다. 그 '프라하'에 '소녀시대'라니... 게다가 저자는 일본인? 제목만 봐서는 당최 혼란스럽기만하다.

프라하의 소녀시대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마음산책


정답은 단순함에 있다... 진짜로 프라하에서 소녀시절을 겪은 일본인이 쓴 책이다.
후배 우파니샤드 녀석이 적극 추천하길래 읽었는데... 역시 녀석과 내 취향은 (독서에서만큼은) 비슷하다.

요네하라 마리는 60년대 프라하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이렇게 얘기하면 요즘 애들은 아마도 "집이 겁나 부자였나부다" 이럴지도 모르겠다 ㅠ.ㅠ)
저자의 아버지는 일본 공산당 간부였고 체코 프라하에 거점을 둔 국제공산주의 이론지 <평화와 사회주의 제문제>에 파견돼 온 가족이 그곳에서 4년의 시간을 보낸다.

마리 여사가 당시 다녔던 학교는 소련 외무부가 건립한 국제학교였고 소련 외교관들의 자식 뿐만 아니라 마리와 비슷한 처지의 각국 공산당 파견 간부들의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던 곳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온 아이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스인 리차, 루마니아 태생의 아냐 그리고 유고 출신 야스나... 이 세 명의 친구를 추억하고 세월이 흘러 현실 사회주의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뒤 다시금 재회하는 과정이 아주 생생하고 애잔하게 묘사돼 있는 작품이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사회주의와 민족주의에 대해 그리고 자본주의와 권력구조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낸다.

"추상적인 인류의 일원이라는 건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도 존재할 수 없어. 모든 사람은 지구상의 구체적인 장소에서 구체적인 시간에 어떤 민족에 속하는 부모에게서 태어나 구체적인 기후조건 아래서 그 나라 언어를 모국어로 삼아 크잖아. 어느 인간에게도 마치 대양의 한 방울처럼 바탕이 되는 문화와 언어가 스며있어. 또 거기엔 모국의 역사가 얽혀 있고. 그런 것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야. 그런 인간이 있다면 그건 종이쪽처럼 얄팍해보일거야."

"'인간의 얼굴을 가진 사회주의'를 지향한 체코슬로바키아의 정치 경제 개혁운동 '프라하의 봄'이 탱크에 짓밟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여러 종류의 정치적 노선을 용인하고, 언론의 자유를 확대하는 대담한 개혁을 착착 진행해갔으며, 이것이 잘 되면 사회주의에도 희망이 있겠다 싶을 바로 그때, 바르샤바 조약기구 군대의 전차가 체코슬로바키아를 점령하여 개혁파를 탄압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구로 와서 가장 힘들었던 것, 이것만큼은 러시아가 뛰어났다고 절실하게 느낀 게 있어요. 그건 재능에 대한 사고방식의 차이죠. 서구에선 재능이 자기 개인에게 속하는 것이지만, 러시아에서느 모든 이의 재산이랍니다. 그러니 이 곳에선 재능 있는 자를 시기해서 어떻게든 끌어내릴까 안달이죠. 러시아에선 재능 있는 자는 무조건 사랑 받고 모두가 받쳐 주는데..."
(망명한 러시아 음악가, 무용가)

結: 60년대 프라하에서의 학창 시절(사회주의 국제연대의 나름 좋았던 시절)과 90년대 재회 과정이 교차되면서 역사와 개인이 만나는 공간을 정말 애잔하고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 ... 요즘 보기 드문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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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13 15:28
    저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은 정말 안타까운 일인 듯...
    더 많은 얘기를 들려주기를 바랬는데.

1975년에 밀그램(S. Milgram)은 감각의 과부하가 도시 스트레스의 근원적 원인이라는 가설을 내놓았다. (…) 밀그램의 자극 과부하 이론의 타당성이 확인됨으로써, 그의 이론은 1970년대 도시 거주자들뿐만 아니라 1997년의 데이터 스모그 희생자들에게도 적용 가능하게 되었다. 도시 거주자들이 일상적 삶 속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엄청난 자극의 포화에 직면하게 됨에 따라, 이 이론은 수십 년 동안 발전해 온 정보화 시대의 특징을 잘 반영해 주고 있다.
【 데이비드 솅크,『데이터 스모그』】

스탠리 밀그램은 참 재미 있는 연구를 많이한 학자였나보다. 많이 알려져 있는 여섯단계이론, 캐빈베이컨 게임 같은 것도 바로 이 양반에게서 나온 이론이다.

어쨌거나 갑자기 이 구절이 생각난 까닭은 오늘 읽은 테드 창(Ted Chiang)의 단편소설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 때문일 것이다.

정말로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경험을 갖게하는 이 독특한 소설은 상업주의에 물든 현대인의 미의식을 통렬하게 고발한다. 단순한 고발에 그치지 않고 철학적인 사유의 발판 또한 마련해 놓았다는 점 역시 이 소설이 갖는 미덕이다. 

두뇌기능 및 구조 연구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무르익은 미래의 어느 시점, 가상의 한 대학에서 벌어진 논쟁이 내용의 골격을 이룬다. 그 중심에는 '칼리그노시아'라는 생소한 (의료)조치가 자리한다.

칼리그노시아는 실미증(失美症)을 의미하는 조어로 여기서는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지나치게 지배적인 판단의 요소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뇌의 특정 기능을 인위적으로 마비시키는 조치를 가리킨다. 이 조치를 자기 대학 학생 전체에게 의무화 해야 한다는 쪽은 '철저한 평등을 요구하는 학생회의'고 전미 칼리그노시아 협회 등이 이를 옹호한다.

이들이 칼리의 의무화를 주장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루키즘'에 대한 문제제기, 또 초자극적/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무기로 사람들의 신경계를 혼란시키는 상업주의에 대한 태클인 것이다.

칼리 의무화에 반대하는 진영은 다소 세력분포가 복잡한데...
일단 가장 저열하게는 화장품업계 등이 만든 사이비인권단체 등이 눈에 띈다.
이들은 당근 칼리 시술을 의무화하려는 조치에 극렬히 반대하고 반대의견의 선동을 위해 돈을 주고 학생들을 고용하기도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서너명의 교수들은 전공을 망라하고 모두 칼리 시술에 반대입장을 피력한다. 반대의사의 강도나 신중성의 정도에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아무튼 이들이 주된 반대 논거로 제시하는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다. 지나친 자극이 문제인 것은 확실하나 인위적인 조치를 통해 자극으로 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 결국은 교육이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겠냐는 지극히 학자적인 신중함을 엿볼 수 있다.

어쨌거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현실감 넘치게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테드 창의 구성적 솜씨가 돋보이고 그 기반이 되는 철학적 사유와 과학적 지식 또한 일품이다. 

창작노트에서 테드 창은 자신 역시 찬반 사이에서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는 못할 것 같다면서도 칼리 시술 같은 게 개발된다면 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는 식으로 문제의식의 일단을 드러낸다.

나로선 테드 창보다 좀 더 적극적인 입장에 서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오래 전부터 미디어로 인한 각종 자극이 우리네 삶의 엔트로피를 끊임없이 높여 가고 있다는 사실이 분노스럽기까지 했으니까.
글쎄... 어찌보면 정말로 무서운 발상일수도 있고... 전체주의적인 냄새가 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인위적인 통제까지도 필요한 긴급한 상태로 현대사회가 매일매일 빠져들고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진짜 맘 같아서는 미친 방송들과 광고들을 통제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덧] 티스토리 왜 이러냐 이거... 올만에 글 올리려 했는데 며칠 전부터 글이 안 올라간다.
      유독 내 놋북에서만!!! 저장이 안됐다는 경고창만 뜬다 ㅠ.ㅠ 이를 우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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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형주
    2007/03/13 21:17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세상구경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2. 류크
    2007/06/20 21:17
    잘보고감

영국의 좌파언론인 리처드 코트가 쓴 <민중의 호민관 차베스>를 재밌게 읽다.

마침 차베스는 며칠 전 끝난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를 거둬 6년 간의 새로운 임기에 들어갔다.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 번 차베스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었는데 그의 당선 소식은 정말 반가움 그 자체로 다가왔다.

리처드 고트의 <...차베스>는 흥미진진하게 읽어가기 좋은 책이다.
여기서 뭔가 이론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그저 차베스와 중남미 정치상황을 지근거리에서 보아 온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 새 400여 페이지가 훌렁 지나갈 것이니까.

민중의 호민관 차베스
리처드 고트 지음, 황건 옮김/당대


뭐 뻔한 이야기지만 우리 나라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차베스와는 너무 다른 모습,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언젠가 포스트를 통해 지적한 바 있지만 우리 나라 방송진행자들은 꼭 한번 봐야 할 책이다. 차베스가 점점 더 국제뉴스의 중심에 다가오게 될텐데 언제까지 미국의 관점에서 '아메리카 대륙의 골치덩어리' 운운할 것인가.

이 책은 차베스와 카스트로의 일화로 시작되는데 둘 사이의 사연이 꽤 드라마틱하다.
둘의 인연은 차베스의 집권이후 진지한 국가 차원의 협력으로 이어졌고 서로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마침 카스트로 또한 주적인 미국에서조차 그 입지와 위상이 재조명 받고 있는 중 아닌가.

또 하나 재미있었던 부분은 베네수엘라에 주재하는 외국언론에 대한 비판 부분인데 다음과 같다.

"카라카스(수도)의 외국기자들은 당연히 백인 부유층 동네에 살면서 그들의 태도와 견해를 받아들이고 그들이 읽는 신문을 읽었기 때문에, 이들 백인 기득권층의 반동적 문제의식이 외국 언론의 보도에 고스란히 반영... (중략)...
이 같은 현실왜곡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국내외 언론 모두가 신빙성의 의심스러운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차베스 지지가 40% 훨씬 아래로 떨어졌고, 따라서 야당의 대규모 가두시위는 무시할 수 없는 절대적 다수를 대표한다고 일정하게 믿는 풍토를 조성..."

이 부분을 보며 며칠 전 본 조선일보 기사가 생각나 피식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요 기사-->  http://www.chosun.com/international/news/200612/200612020029.html

위에서 리처드 고트가 지적했던 게으른(? 흑심있는?) 외국언론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기사다 ㅋㅋ
대선 3일 전이라선지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는 애써 인정하는 게 다르다면 다른 점.


대신 기사에서 도표로까지 인용했던 경제지표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집권 이후 경제성장률 등의 지표와 비교해보면 의아스럽기 짝이 없다. 그래서 문제의 여론조사 기관의 정체를 나름대로 알아 봤다. 헌데 그 기관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고, 함께 일한 미국 파트너들이 누구인지는 알 수 있었다.

Douglas E. Schoen 이라는 인물이 여기서 등장하는데 미국의 리서치 전문가로 많은 기업을 위해 일했고, 빌 클린턴에서부터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에 이르기까지 선거전략가로 이름을 떨친 인물이다. 근데 이 인물이 일했던 회사 중 하나가 석유회사BP(브리티쉬 페트롤럼)다. 그러니 말 다한거지 머.

이 인간들이 조선일보 기사에 나오는 카라카스에 소재한 리서치 회사인 다토스 인포메이션 리소시스라는 회사와 함께 베네수엘라 대선에 꽤 깊숙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아래 기사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01&article_id=0001414641&section_id=104&menu_id=104

한국에까지 보도자료를 뿌릴 정도니... 이들이 괜히 심심해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 하다. 적어도 국제적인 반 차베스 여론 조성을 위해 베네수엘라에서 암약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랄까...

어찌됐든 온갖 추잡한 수작에도 불구하고 볼리바리안 혁명의 길에 한걸음 더 다가선 우고 차베스 대통령에게 심심한 축하와 격려의 인사를 뒤늦게나마 전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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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 베네수엘라 혁명 연구모임 엮음

    2007/01/19 22:36
    제목에서 느껴지는 유머러스함과 달리 책의 내용은 진지하다.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향해 탐욕스레 뻗어있는 성조기를 잡아채고 있는 차베스의 커리캐쳐와는 달리 차베스의 개혁 여정은 험란하고 힘겨웠다.싸이월드 클럽이 베네수엘라 혁명 연구모임의 회원들이 엮어낸 특이한 이력의 이 책은 그동안 TV나 신문에서 얼핏알고 있던 베네수엘라 볼리바리안 공화국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민중이 이뤄내고 있는 사회주의 개혁에 대한 상세하고 충실한 보고서이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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