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의 나라'라는 수식어 답게 스페인을 대표하는 와인 산지 리오하(Rioja) 태생의 이 레드와인은 무척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그것은 6시간 가까이 지속됐다.
품종은 템쁘라니요(tempranillo) 85%, 마주에로(Mazuelo) 15%
이 마주에로가 뭔가 했더니만 며칠 전 맛봤던 랑그독의 저 흔하다는 까리냥의 에스빠뇰 버전인가 보다.
로버트 파커 빈티지 차트에 따르면 리오하 99년은 89E. 괜찮은 평가에 8년이 지났으니 시음 적기라 판단... 많은 후보자들을 따돌리고 이 녀석이 이번 주말의 제물로 간택되었다.
빛깔이 딱 오래된 와인의 느낌이다... 영롱함과는 거리가 멀다. 적당히 빛 바랜 듯 한 옅은 루비빛.
첫 느낌부터 굉장히 중후하다... 오래된 오크통 내음과 담배향 같은 게 강렬하다... 그리고 이내 사라진다... 스월링을 해보니 딸기 같은 과실향이 아찔해질 정도로 마구마구 올라온다. 칠레 와인의 화려한 아로마와는 느낌이 다른... 강렬하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꽤나 무거운 바디감에 오래토록 이어지는 여운... 헌데 밸런스가 좋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 하다. 혀에 닿는 첫 느낌은 부드럽고 중후하나, 잠시 후 혀를 옥죄고 들만큼 강한 탄닌의 기운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나쁘지는 않으나 튀는 부분인 것 확실한 것 같다.
좀 더 실키함을 느끼고 싶다면 음식을 잘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저녁 식사를 전후해 여섯 시간동안에 걸쳐 천천히 마셨고 저녁 메뉴는 매운닭찜이었는데, 매우 좋은 앙상블이었다. 닭찜의 매운 맛이 위에서 말한 강한 타닌감을 중화시켜 주는 듯 했다. 닭찜과 함께한 저녁 식사에서만큼은 상당히 실키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와인은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히 대비되는 와인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니 심지어는 동일한 인물조차도 개인의 컨디션에 따라 사뭇 틀린 인상을 받을 것 같다. 그만큼 쎄다는 이야기다...
처음 딴 순간 부터 여섯 시간 동안 맛과 향이 거의 동일 하게 유지 되는 걸 보니 엄청난 스태미너의 소유자다. 아쉽다... 다 마시지 말고 하루 이틀 정도 변화 양상을 지켜보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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